줄거리
‘더 해빙’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돈과 삶에 대한 관점 자체를 뒤바꾸는 책이다. 이서윤 작가와 홍주연 공동저자가 함께 쓴 이 책은, 수십억 자산가의 내면 세계와 삶의 태도를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제목 ‘The Having’은 말 그대로 ‘이미 가지고 있음’에서 출발한다. 지금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풍요의 시작이라는 이야기다.
책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라는 흔한 성공담이 아니라, ‘어떻게 풍요롭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한 물질적 부가 아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안정감, 감정의 평온함, 그리고 그것이 가져오는 에너지의 순환. 작가는 말한다. “돈은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고. 그래서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돈에 끌려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고.
줄거리는 다소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간다. 저자가 실제로 만난 ‘해빙’을 실천하는 여성 멘토의 조언과 일상 속 변화들이 하나씩 펼쳐진다. 차분하고 은은하게,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흘러가는 서사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어떤 감정으로 돈을 대하고 있는가? 풍요로운 삶이란 정말 얼마의 수입을 의미하는가? 이 책은 결코 "이렇게 하면 돈 벌 수 있어요" 같은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돈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등장인물
이 책은 논픽션 형식이지만, 주요 인물처럼 다가오는 존재가 있다. 바로 작가 자신과, 그녀가 만난 해빙의 멘토 ‘수’라는 여성이다. 수는 수십억대 자산을 가진 여성이지만, 자산보다 더 인상 깊은 건 그녀의 태도다. 그녀는 돈을 위해 살지 않고, 돈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녀의 삶에는 조급함이 없고,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여유가 있다. 그녀는 돈을 지배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그냥 그것과 공존한다.
작가 역시 또 다른 주인공이다. 그녀는 처음엔 불안했고, 결핍감에 흔들렸으며, 늘 ‘앞으로 벌어야 할 돈’만 생각했다. 그런 그녀가 수를 만나면서 조금씩 관점을 바꾸기 시작한다. 마음속 감정이 변화하면서, 실제 삶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작가의 이 변화는 독자 입장에서 무척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우리 역시 처음엔 그녀처럼 불안함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의 흔들림은 공감되고, 그녀의 변화는 위로가 된다.
수의 조언 중 기억에 남는 건 이런 말이다. “돈을 벌려는 욕구가 강할수록, 그만큼 결핍이 많다는 뜻이에요. 그 결핍을 먼저 채우지 않으면, 어떤 돈도 만족을 줄 수 없어요.” 그녀는 우리가 가진 ‘돈에 대한 태도’가 결국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걸 보여준다.
감상평
‘더 해빙’을 읽으면서 나는 내 통장 잔고가 아니라, 내 마음속 잔고를 다시 보게 됐다. 책장을 넘길수록 깨닫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돈을 버는 법’만 고민했는지.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돈으로 ‘어떤 감정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점이었다. 돈이 많아도 불안한 사람, 적어도 평온한 사람. 우리는 둘 다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풍요는 감정에서 시작된다.”
책을 읽는 내내, 문장 하나하나가 묘하게 가슴을 울렸다. 현실적인 조언도 있지만, 그보다 더 깊은 울림은 우리의 ‘기본적인 감정 습관’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더 많은 것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 너무 자주 들었지만, 제대로 느껴본 적은 없었던 말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읽고 나면 마음이 조용해진다. 뭔가를 다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져도 괜찮다는 확신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는 마음은 돈이 주는 어떤 안도감보다도 강했다.
‘더 해빙’은 일시적인 동기부여를 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아주 오래 지속될 내면의 ‘감정 습관’을 만들어주는 책이다. 돈, 일, 삶에서 조금 지쳐 있을 때 이 책을 만나면 좋겠다. 읽는 순간부터 마음속에서 작은 평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평화가, 어쩌면 진짜 부의 시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