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by 새정보나라 2025. 6. 15.

줄거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말 그대로 ‘여자 둘이 함께 사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동거 일지나 자취 팁을 모아놓은 책이 아니다. 저자 김하나와 황선우는 각자 독립적인 여성으로 살아오다, “왜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사는 법을 제대로 말해본 적 없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한 집에서 함께 살아보기로 한다.

책은 둘이 함께 사는 3년의 시간을 솔직하게 기록한다. 인테리어, 장보기, 청소 같은 일상의 소소한 장면부터, 사회가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부모와의 관계, ‘여자 혼자 사는 것’에 대한 편견까지 담겨 있다. 그들은 그저 ‘같이 산다’는 것 하나만으로 사회 속에서 해석되고 설명되곤 한다. 하지만 그 시선 속에서도, 두 사람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단단하게 중심을 지키며 살아간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건, 굳이 특별해지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 속의 둘은 ‘자유로운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준다.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고,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는 일이며, 무엇보다 혼자가 아님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보여준다.

등장인물

김하나는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글로 감정을 정리하고 세상을 해석하는 사람이다. 그는 독립적이고 분명한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혼자 있음에 대한 외로움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용기를 보여준다.

황선우는 기자 출신으로, 세상의 이야기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더듬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는 관찰자 같지만, 동시에 강한 감정의 흐름을 지닌 사람이다. 주방을 잘 다루고, 공간에 예민하며, 대화보다는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이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맞추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세계를 존중하며 교차시킨다. 그래서 이 책에는 갈등이 없다기보다는, 이해하려는 태도가 있다. 그 태도가 독자에게도 아주 진하게 전해진다. 등장인물은 단 두 명이지만, 그들의 대화 속에는 수많은 ‘나’와 ‘너’의 가능성이 숨어 있다.

감상평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면서도 동시에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함께 드는 경험이다.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동거를 해본 적도 없지만, 이 책이 말하는 고독, 거리감, 자립, 그리고 이해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조용한 문장으로 말한다. “이런 삶도 있어요.” 그리고 그 말은 어쩌면 많은 사람에게 구원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없어서, 누군가에게는 함께 살 사람이 없어서, 혹은 누군가와 살고 싶지 않아서 느끼는 소외감에 대해 이 책은 담담하게 말해준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정답’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였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이렇게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책. 그 자유로움은 많은 독자에게 잊고 있던 자기 목소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관계는 꼭 혈연이어야 할 필요가 없고, 가족은 반드시 제도화된 구조일 필요가 없다는 걸 이 두 사람은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누군가의 선택이 누군가의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책이다. 더 이상 혼자 살고 싶지 않아서, 혹은 혼자 사는 것이 더 나아서, 혹은 그냥 그렇게 살고 싶어서 — 어떤 이유든 괜찮다고. 이 책은 말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사람 같다. 조용하고 따뜻하게,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