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선배의 도쿄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보기

by 새정보나라 2025. 7. 3.

줄거리

『선배의 도쿄』는 서른이 넘은 ‘나’가 도쿄에 사는 선배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는 결혼을 준비 중이고, 직장도 안정적이며, 겉보기에 큰 문제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문득문득, 오래전 선배와의 시간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선배는 도쿄에서 유학 중이었고 ‘나’는 그 선배를 동경했다.
지적인 분위기, 단정한 말투, 도쿄라는 도시를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반짝이는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선배는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
그녀는 도쿄의 뒷골목 같은 작고 조용한 곳에서 혼자 살고 있고,
예전의 빛나는 느낌보다는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낡은 인상을 풍긴다.

‘나’는 그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어쩌면 그것이 진짜 선배의 모습이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이해한다.

이야기는 큰 사건 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고, 함께 걷고, 조용한 밤거리를 지나며
‘나’는 자신이 생각해왔던 선배의 이미지,
그리고 지금 자신의 삶에 대한 감정을 다시 들여다본다.

등장인물

나 –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지만,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감정을 안고 있는 여성.
과거의 기억을 따라 도쿄로 떠나지만, 그 여행은 결국 자기 내면과 마주하는 여정이 된다.
선배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경에서 이해, 이해에서 거리 두기로 바뀌며, 감정의 성숙을 보여준다.

선배 – 과거의 빛나던 기억 속 인물.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평범하고 고독한 사람이다.
자신을 꾸미지 않고, 설명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선배의 태도는
‘나’에게 작은 충격이자, 깨달음이 된다.

도쿄 – 이 소설의 또 다른 인물.
익숙한 도시 같지만, 이방인의 감정을 품고 있는 공간.
그 속에서 두 인물의 감정이 오가고, 그 거리감이 점점 현실의 관계를 반영하게 된다.

감상평

『선배의 도쿄』는 관계가 멀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관계가 ‘다르게 기억되는’ 이야기다.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람이 있다.
한때 너무도 가까웠지만, 지금은 연락하지 않고,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바라는 누군가.
그 사람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고, 지금은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그런 감정을 조용히 되짚게 한다.
감정은 변하고, 기억은 흐릿해지며, 관계는 멀어진다.
하지만 그것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 사람은 여전히 내 안 어딘가에 살아 있다.

가쿠타 미츠요의 문장은 담백하다.
군더더기 없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도쿄라는 풍경에 실어 조용히 건네준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선배의 집 앞 골목길,
함께 마셨던 커피,
지하철 안의 침묵 같은 것들이 자꾸 떠오른다.

이 책은 사라진 관계를 애도하지 않고,
그 관계를 통해 지금의 나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 사람과 가까웠던 나도, 이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이 지금 나를 조금은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그 사람은 지금도 내 삶의 일부다.”

『선배의 도쿄』는 이별을 말하지 않는 이별의 이야기다.
그 잔잔한 거리를 받아들이는 성숙의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