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중학교 1학년 ‘혜진’의 이야기다.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
어딘가 튀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아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 조용함을 낯설게 느끼고,
서서히 혜진은 교실 안에서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어느 날부터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자신이 쓰는 블로그에 ‘비밀글’로만 마음을 쏟아낸다.
그 안에는 사람들과 섞이고 싶으면서도 섞이지 못하는 마음,
자신을 설명하지 못하는 답답함,
그리고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바람이 담겨 있다.
이야기는 ‘극적인 변화’보다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내면의 말들로 완성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혜진은 자신만의 목소리로 세상과 대화할 준비를 한다.
등장인물
혜진 – 조용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중학생.
학교생활에 잘 섞이지 못하지만, 내면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가득하다.
그녀는 세상과 어긋나는 감정 속에서,
스스로를 탓하지 않고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한다.
서우 – 혜진의 반 친구. 모두의 중심에 있는 인물.
처음엔 따뜻하게 다가오는 듯하지만,
집단의 시선을 의식하며 은근한 위계와 거리를 만들어낸다.
은지 – 혜진이 점차 마음을 트는 새로운 친구.
말수가 많지 않지만, 누구보다 조용히 곁에 있어줄 줄 아는 사람.
은지는 혜진에게 ‘섞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정을 가르쳐준다.
감상평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청소년 소설이지만,
실은 어른들에게도 더 절실한 이야기다.
우리는 종종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거나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침묵 속에 있는 감정들을 정확하게 바라본다.
황영미 작가의 문장은 부드럽고 또렷하다.
사건보다 감정의 결을 좇고,
누군가가 감정을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를 이해한다.
혜진의 블로그에 올라온 ‘비밀글’들을 읽을 때,
나는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말할 줄 몰랐던 나,
들어줄 사람을 몰랐던 나.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조용히 말한다.
“당신의 감정은 틀리지 않았고,
지금 말하지 못해도 괜찮다.
언젠가는, 꼭 당신의 말로 말하게 될 테니까.”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한 사람의 작은 회복이 얼마나 값진지,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