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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라는 이유로 들었던 말들 그리고 그 진짜 의미

by 새정보나라 2025. 6. 1.

왼손잡이라서 들어야 했던 말들, 당연하다는 듯 던져진 그 말들엔 무심함도 있었고, 때로는 호기심과 응원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왼손잡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들과, 그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돌아보며 왼손잡이의 일상과 감정을 함께 나눠봅니다.

그 말, 익숙하지만 가볍지 않았어요

"어? 왼손잡이야?" "불편하겠다." "왼손잡이는 천재라던데?" 왼손잡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수십 번은 들어봤을 말들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첫날 책상에 앉기도 전에 들었고, 점심시간 수저를 들었을 때도 들었으며, 회의 중 메모를 할 때, 심지어는 카페에서 펜을 빌릴 때도 들었습니다. 대부분은 호기심에서 나온 말이지만, 그 말들은 때로는 설명을 강요받는 듯한 피로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왼손잡이는 전체 인구의 약 10% 내외로, 소수입니다. 소수라는 이유만으로도 늘 ‘이야깃거리’가 되고, ‘특이함’으로 소비되곤 합니다. 그러나 왼손잡이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이죠. 불편함을 감수하며 적응한 손놀림, 스스로 익힌 타이핑 습관, 오른손잡이용 가위를 다루는 기술—all of these are just "life" to a left-handed person. 사람들이 건넨 말 중에는 그들의 무심함이 담긴 말도 있었지만, 어떤 말은 오래 기억에 남기도 했습니다.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였고, 누군가에게는 위로였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개성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왼손잡이로 살아오며 들었던 익숙한 말들을 떠올려보고, 그 말들 속에 담긴 진짜 의미를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익숙한 말들, 그리고 그 속의 의미

“왼손잡이야? 불편하겠다.”
아마도 가장 자주 들은 말일 겁니다. 이 말은 종종 동정처럼 들리기도 하고, 때론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인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전제는 왼손잡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늘 불편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합니다. 물론 왼손잡이는 가위, 문, 노트, 마우스 같은 일상 도구에서 불편함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무의식적으로 "넌 좀 불편한 사람이야"라고 들리기도 합니다. 왼손잡이에게 필요한 건 동정이 아니라 이해입니다. "불편하지 않게 쓰는 방법 있어?"라는 질문으로 바뀌면 대화는 훨씬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왼손잡이는 창의적이래.”
이 말은 왼손잡이들이 듣기에 기분 좋을 수도 있고, 때론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심리학 연구나 뇌과학 이론에서 왼손잡이가 창의적이거나 시각적 사고에 강하다는 결과들이 언급되긴 했지만, 모든 왼손잡이가 예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이 고정관념으로 작용해 “왼손잡이면 그림 잘 그리겠네?” 같은 기대를 만들 때, 그 기대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칭찬처럼 들리는 말일수록, 그 말의 무게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 왼손잡이 처음 봐.”
당연한 말 같지만, 왼손잡이에게는 낯설지 않은 반응입니다. 특히 어릴 땐 ‘내가 다르게 보이는구나’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말 속에는 호기심도 있지만,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소수’라는 인식이 자리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이 말을 들은 이후로 왼손을 쓰는 것이 부끄럽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왼손잡이로서 들었던 말 중 가장 오래 남는 건 이런 ‘처음’에 대한 반응입니다. 세상이 대부분 오른손 기준으로 구성된 만큼, 왼손잡이는 늘 누군가의 시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선이 호기심이든, 놀라움이든, 결국은 ‘다름’을 확인하는 순간이 되곤 하죠.
그 밖에도 “글씨 이상하게 써야 하지 않아?”, “오른손으로 바꾸는 게 편할걸?”, “아빠도 왼손잡이인데” 같은 말들도 자주 듣습니다. 어떤 말은 공감으로, 어떤 말은 강요처럼 들리지만, 그 모든 말은 왼손잡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세상과 내가 어떻게 마주해왔는지를 반영해줍니다.

말은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반복될수록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듣게 되는 말들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자라면서, 살아가면서 수많은 말들을 듣고 흘려보냅니다. 하지만 왼손잡이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 말들이 ‘매일 반복되는 상기’가 되기도 합니다.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 이 사회의 표준이 내게 꼭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 말들이 반드시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어떤 말은 위로가 되기도 했고, 어떤 말은 내 개성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말에 담긴 의도와 태도입니다. “왼손잡이야? 멋지다”라는 말 한마디가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고, “불편하겠다”는 말이 무심코 꺼낸 불편함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시선이 머물렀다면, 그 시선이 궁금함에서 머무르길 바랍니다. 질문이라면 열린 질문이길, 조언이라면 강요가 아니길.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말들이 왼손잡이인 나를 설명하기보다 이해해주는 말이길 바랍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왼손잡이로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들었던 그 말들이 때때로 무겁게 느껴졌다면 이렇게 전하고 싶습니다. “그 말들은 당신을 정의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냥, 당신답게 잘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