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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시간을 걷다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줄거리『기억의 시간을 걷다』는 교통사고 이후 기억의 일부를 잃은 30대 여성 ‘해인’이 주인공이다. 해인은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더듬어 가는 중이다. 다만 이 기억 상실은 단순히 시간을 잊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우고 싶어 했던 과거와 강제로 마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그녀는 퇴원 후 가족의 집으로 돌아간다. 오랜 시간 연락을 끊었던 어머니와, 이제는 낯설기까지 한 여동생이 기다리고 있다. 병상에 누워 있던 시간 동안 잊고 있었던 것은 ‘시간’이 아니라, 감정 그 자체였다. 해인은 무언가를 기억해내는 것이 두렵고, 동시에 절박하다.이야기는 해인의 시선과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교차하며 진행된다. 해인은 과거 자신이 가족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복원한다. 그 과정에.. 2025. 6. 22.
당신의 상실에 대하여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줄거리『당신의 상실에 대하여』는 프랑스 파리, 한국 서울,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며, 상실과 연대, 그리고 기억을 향한 조용한 여행을 그린다.이야기의 시작은 한 장의 이메일이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 ‘라라’가 보낸 메일. 그 안에는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그때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어”라는 문장이 담겨 있다.주인공 ‘윤영’은 그 메일을 받고 10년 전의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다. 대학 시절, 한국에서 우크라이나 유학생이었던 라라와의 만남. 라라는 내전으로 가족을 잃고, 불안정한 신분으로 한국에 머물렀다. 윤영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만, 그녀의 상처를 끝내 이해하지 못한 채 관계는 단절된다.10년이 지나 파리에서 다시 조우한 두 사람. 윤영은 라라에게 “그때의 나”에.. 2025. 6. 19.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줄거리『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삶과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문장만으로 이 책을 정의할 수는 없다. 이 소설은 한 사람의 삶이 아니라, 여러 인물의 삶과 파멸, 선택과 방황, 그리고 의미를 향한 갈망을 동시에 따라간다.소설은 ‘자살을 도와주는 남자’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그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며, 삶이 버거운 이들의 마지막을 계획하고 기록하는 일을 한다. 윤리적 판단 없이, 죽음을 돕는 그 남자 앞에는 매혹적인 두 여성이 등장한다. 정현과 세연. 둘은 예술적 감수성과 자기 파괴적인 욕망, 상실감과 자유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정현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채 흘러가는 삶을 견디지 못하고, 세연은 차가운 시선으로 삶을 분석하면서.. 2025. 6. 19.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줄거리『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줄거리가 뚜렷한 이야기책이 아니다. 이 책은 에세이, 혹은 내면 기록에 가까우며, 하나의 서사가 아닌 여러 개의 조용한 고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 김혜진은 불안이라는 단어로부터 출발해, 사랑, 관계, 외로움, 타인의 시선, 말하지 못한 감정 등을 차례로 마주한다.이 책은 불안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은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감정이며, 때로는 그 불안이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글마다 아주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다. 창문을 열었을 때의 바람, 혼자 먹는 밥, 눈치 보며 쓴 메시지, 지나가듯 들은 말 한마디. 그 속에서 작가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끌어올린다.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의 시선으로 .. 2025. 6. 19.
돌봄과 사랑의 교차로에서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줄거리『돌봄과 사랑의 교차로에서』는 제목 그대로, ‘돌본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이 과연 같은 의미일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묻는 이야기다. 주인공 ‘상우’는 자신을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지 오래된 30대 남성으로, 서울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 누구에게도 커밍아웃을 강요하지 않으며, 자기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쓰는 인물이다.그러던 중, 병든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그의 삶은 전혀 다른 궤도로 흘러간다. 가족에게 아직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그는 오래전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희생, 형제들과의 애매한 거리. 이 모든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그는 ‘돌봄’이라는 이름의 책임을 떠안게 .. 2025. 6. 19.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세계에서 살고 싶다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보기 줄거리『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세계에서 살고 싶다』는 상처받는 일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다. 저자 허유정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작가로, 이 책에서 단지 병명이나 증상을 말하는 대신, 감정 그 자체에 대해 아주 깊고 조용한 언어로 말한다. 불안, 우울, 분노, 무기력, 상실 같은 감정들을 단지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책은 총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는 하나의 큰 감정 혹은 심리적 상태를 주제로 삼는다. 그녀는 의학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하나의 문장, 하나의 표정, 혹은 아주 일상적인 대화의 틈새에서 우리가 감추고 있는 감정의 실체를 끌어올린다. 글 속에서 반복되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괜찮은가요?” 그리고 우리는 그 질문에.. 2025. 6. 18.